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송경동) I 김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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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송경동)

 

돌려 말하지 마라

온 사회가 세월호였다

오늘 우리 모두의 삶이 세월호다

자본과 그 권력은 이미

우리들의 모든 삶에서 평형수를 덜어냈다

사회 전체적으로 정규적 일자리를 덜어내고

비정규직이라는 불안정성을 주입했다

그렇게 언제 침몰할지 모르는

노동자세월호에 태워진 이들이 900만명이다

사회의 모든 곳에서

‘안전’이라는 이름이 박혀 있어야 할 곳들을 덜어내고

그곳에 ‘무한 이윤’이라는 탐욕을 채워 넣었다

이런 자본의 재해 속에서

오늘도 하루 일곱 명씩이 산재라는 이름으로

착실히 침몰하고 있다

생계비관이라는 이름으로

그간 수많은 노동자민중들이 알아서 좌초해가야 했다

그렇게 수없이 많은 이들이 지하선실에 가두어진

이 참혹한 세월의 너른 갑판 위에서

자본만이 무한히 안전하고 배부른 세상이었다.

그들의 안전만을 위한 구조변경은

언제나 법으로 보장되었다

무한한 자본의 안전을 위해

정리해고 비정규직화가 법제화되었다

돈이 되지 않는 모든 안전의 업무가

평화의 업무가 평등의 업무가 외주화되었다

경영상의 위기 시 선장인 자본가들의 탈출은 언제나 합법이었고

함께 살자는 모든 노동자들의 구조신호는

외면당했고 불법으로 매도되고 탄압당했다

더 많은 이윤을 위한 자본의 이동은 언제나 자유로운 합법이었고

위험은 아래로 아래로만 전가되었다

그런 자본의 무한한 축적을 위해

세상 전체가 기울고 있고 침몰해가고 있다

그 잔혹한 생존의 난바다 속에서

사람들의 생목숨이 수장당했다

그런데도 가만히 있어라고 한다

돌려 말하지 마라

이 구조 전체가 단죄받아야 한다

사회 전체의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

이 처참한 세월호에서 다시 그들만 탈출하려는

이 세월호의 선장과 선원들을 바꾸어야 한다

우리 모두가 이 위험한 세월호의

선장으로 기관장으로 갑판원으로 조타수로 나서야 한다

이 시대의 마지막 남은 평형수로 에어포켓으로

다이빙벨로 긴급히 나서야 한다

이 세월호의 항로를 바꾸어야 한다

이 자본의 항로를 바꾸어야 한다


김승일 시인의 첫 번째 낭송 앨범 I 어른들은 좋은 말만 하는 선한 악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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