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렬한 인간 I 정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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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렬한 인간

 

한 사람이 하나의 먹을 것으로 만족하는 일은 없다. 그는 우유와 바나나를 먹고 나가 삼겹살에 술, 상추고추를 먹으며 돌아온다. 집에 와서 닭똥집에 맥주를 먹기도 한다. 미래엔 캡슐로 된 음식을 삼키게 될 거라는 소식에 누가 기뻐했을까. 결국 묵직한 밥, 차가운 음료, 깨끗하게 유통되지 못할 고깃점을 찾아 먹게 될 것이다. 돼지를 먹지 않는 나라에서 밀매를 하고 개고기를 먹으러 칠성시장까지 가던 일처럼. 그는 열심히 먹는다. 손가락 빠는 버릇을 고치고 성인이 되었지만 지금은 고무 인형의 젖꼭지를 물다 잠든다. 아무 맛도 안 난다고 짜증을 내 가면서도. 입이 꽉 차기 때문에. 그게 좋아서.

 

장난감도 하나로는 부족하다. 골프채, 플스4, 축구 경기, 아니면 연예인 굿즈, 속이거나 무안 주기 같은 심술 섞인 놀이까지 말이다. 이것은 이만큼을 저것은 저만큼을 기쁘게 한다. 사진 합성도 한다, 누구의 무엇을 어디에 붙이던 혼자서만 본다면 상관없다. 정중한 취미란 드물다. 고무 인형은 어른의 장난감 가게에서 샀지만 한 번도 그것으로 놀았다고 생각하지 않는 낭만적 태도도 있다. 그것의 작은 입을 들여다보면 슬퍼질 때가 더 많으니까. 무엇을 넣으라고 이렇게 좁고 깊은가. 나는 이곳에 걸맞는가. 몸은 이렇게 피곤한데 인생은 왜 이토록 심심한가. 하면서.

 

사랑, 그래 우리는 평생 그것이 중요하다고 배워왔지. 사랑도 한 가지로는 채워지지 않는다. 각자 원하는 것의 긴 목록을 기분 상하지 않을 만큼 줄이는 과정이었다. 회의하고 위협하고 양보해 왔다. 한 사람에게 이벤트, 공동의 시간, 듣기 좋은 약속이 필요하듯이 다른 한 사람에게는 농담, 기억력, 비유법, 변기를 깨끗하게 쓰는 방식 같은 게 필요했다. 지금 그의 곁에는 믿을 만한 사람이 알몸으로 누워 들릴락 말락 한 잠꼬대를 하고 있지만 그는 일어나 옷장 앞으로 간다. 오래된 고무 인형을 꺼낸다. 그것은 눈썹을 떨고 최선을 다해 말랑거리고 있다. 내일 죽을 것도 아니면서. 자꾸 그립게. 자꾸 생각나게. 그는 꼭 끌어안는다. 그것은 마주 안아주지 않는다. 혼자가 아니면서 혼자이다. 너무나 많은 것이 필요해서 힘들게 먹었는데, 일했는데, 성공하고 결혼했는데, 하 진짜, 다 있는데, 아무 것도 없다.


정다운 시인의 첫 번째 낭송 앨범 I 푸시 카트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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