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I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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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 장석원

 

다섯 시에 눈을 떴다. 새벽이 나를 불러 세웠다. 잠은 쫓겨났는데, 돌아오지 않는데, 마음을 채운 것은 증오도 분노도 아니고, 일종의 두려움, 또는 허무, 또는 갈증. 꽃보다 쉽게 사라진 시간의 침전물, 기록 또는 사랑, 기억 또는 시, 이것보다 깊은 것이 무엇일까? 나는 나를 보내는 중이다. 시간 속으로. 기록할 무엇이 남아 있는가? 잊을 것이 과연 있는가? 언어가 나를 증명하는가? 나는 무엇을 썼는가? 어떤 절망이 나를 삼켰는가? 아니 내가 삼킨 어둠은 무엇인가? 왜 살아가는가? 어떤 삶이 나를 이끌 것인가? 리듬 너머로 가고 싶다. 지나온 길을 지우고 미래를 삭제하고 싶다. 6월이다. 하지 쪽으로 대기가 뜨거워진다.


장석원 시인의 첫 번째 낭송 앨범 I 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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