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의 기술 I 김승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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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의 기술
-four stroke : 흡입 압축 폭발 배기 빳따는 열 대부터 시동 걸린다

 

학생주임이 쑥 들어온다
동기들을 개 패듯 패는 새끼도 조지면 다 똑같다 혁대로 때리는 소리는 정말 리얼해
당신은 우리의 엔도르핀 우리는 당신의 연료봉
회전하는 것들은 결국 연소한다
남자답게 끝까지 참고 있던 녀석이 애원한다
살려 달라고 죽을 거 같다고
더 맞으면
정말 죽일 것 같다고

수치로 가득한 공기를 들이마실 때
나에겐 무엇이 들어오고 있나
흡입하면 무엇을 뱉어 내야 하나

킥킥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남녀 선생 둘이 들어와서 앞에서는 조회를 뒤에서는 계도를

오랫동안 녀석의 신음 소리를 듣고 있다 저게 뭐하는 짓거리냐고 입이 있는 것들은 다 웃고 싶을까
복숭아 캔 알지? 그거 따서 뚜껑 잘 젖히고 젖가슴 같은 복숭아 먹고 국물 쪽 따라 마시면, 띵호와, 하던
학생주임 민성기는 웃기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이름이 한 사람의 얼굴을 평생 만져주고 있다는 느낌으로 나는 결국 웃는다
남자다운 남자애는 어떻게 울지
입 다물고 울어 소리 내지 마 씨발아
우리의 눈높이에 붙여 둔 경구들은 언제나 그렇다
우리의 오줌버캐가 수치처럼 철판에 붙어 있는 화장실에서
수치를 모르던 애가 어떻게 울지
슬플 때 웃음이 나오는 이상한 버릇처럼 입이 귀까지 걸려 있는 애가 한두 명이 아니다
너는 우는데 우리는 행복 기쁨 행복 기쁨
소음기를 물고 피스톤처럼 반짝이는 생각을 뒤집어쓰고 있는 애들의 얼굴이 다가온다

책상에 대가리를 박고 웃어도 폭발 소리가 들리지 않는 어떤 목요일의 오후들


김승일 시인의 첫 번째 낭송 앨범 I 어른들은 좋은 말만 하는 선한 악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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