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규방가사조) I 박종국

산수유

 

은은하게 피었습니다
아직은 차가운 바람
흔들리는 것들이
맑은 하늘 배경으로 아늑해지는
꽃냄새에 가던 길 멈추고
노란 꽃 산수유를 바라보다
그만,
당신을 부르고 말았습니다
내 의지와는 다르게
이리도 속이 되 갱기는 것은
햇빛을 알알이 끌어 모으고 있는
망울망울 피어나는 꽃들이
작은 기침소리에도 흔들리고 있어
눈을 아리게 하는 당신
나의 미간에 불길을 지피기 때문입니다
꿈인 듯 아늑하게 피어나는
눈 맑은 당신이 송이송이 이끄는
산수유 아래서 기대고 싶고
어깨에 손이라도 얹어주길 바라는
당신의 주변만을 맴돌다
발등에 흩어지는 산수유
꽃가루만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때 이른 봄날입니다


박종국 시인의 첫 번째 낭송 앨범 I 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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