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법(시 임승유) I 권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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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법(시 임승유)

 

눈을 뜨니

풀밭이 펼쳐졌다. 펼쳐지는 풀밭의 속도를 따라 잡으려다가 멈춘 것처럼 꽃이 있었다. 예쁘다고 말하면 뭐가 더 있을 것처럼 예뻤다.

뒤로 물러나면 더 많이 보이고 많이 봐서 끝이 보일 때

뭐가 있어?

이불을 끌어다 덮으며 네가 물었고 뭐가 있다고 하면 끝이 안 나는 풀밭이었다. 눈을 감으면

눈꺼풀 안쪽까지 따라오는 풀밭이었다. 빛이 부족해지면 풍경은 생기다 말았다는 듯 풀이 죽었고

그만 해

그런 말은 풀을 뜯어내고 남은 말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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