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지끈지끈 I 황인숙

따끈따끈, 지끈지끈

 

나, 나나, 나, 나나, 나, 나나, 나
사과가 썩어간다
사과들이 썩어간다
식탁 위에 썩은 사과와 썩어가는 사과들
하나는 경지에 이르러
고무공처럼 부풀었다
바닥에 던지면 탕!
튀어 오르는 대신 탁!
터져버릴 지경
그 사과는 이미 냉냉해졌다
나, 나나, 나, 나나, 나, 나나, 나
두근두근, 조곤조곤
사과가 썩어간다
사과 일곱 개를 한 자리에서 먹어치우기도 하는 난데
이 사과들을 왜 썩혔나
사과를 먹을 기운도, 기분도 없었달 밖에
열흘, 보름, 사과는 기다렸을 터
더 이상 기다릴 거 없다고 생각한 순간
썩기 시작했을 터
더 이상 떨어질 데가 없다고
생각된 그 순간
내가 열이 나고 병이 난 것처럼
나, 나나, 나, 나나, 나, 나나, 나
신나게 썩어간다 부단히 썩어간다 따끈따끈 썩어간다
나날이 속수무책
썩은 사과 한 무더기
썩어도 사과, 시 한 편하고라도 바꿔야지
나, 나나, 나, 나나, 나, 나나, 나


황인숙 시인의 첫 번째 낭송 앨범 I 너는 너무도 고적해 보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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