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네가 무엇을 흔드는지 모르고(이성복) I 이설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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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네가 무엇을 흔드는지 모르고(이성복)

 

너는 네가 무엇을 흔드는지 모르고
너는 그러나 머물러 흔들려 본 적 없고
돌이켜 보면 피가 되는 말
상처와 낙인을 찾아 고이는 말
지은 죄에서 지을 죄로 너는 끌려가고
또 구름을 생각하면 비로 떨어져
썩은 웅덩이에 고이고 베어 먹어도
베어 먹어도 자라나는 너의 죽음
너의 후광, 너는 썩어 시가 될 테지만

또 네 몸은 울리고 네가 밟은 땅은 갈라진다
날으는 물고기와 용암처럼 가슴 속을
떠돌아 다니는 새들, 한바다에서 서로
몸을 뜯어 먹는 친척들(슬픔은
기쁨을 잘도 낚아채더라)
또 한 모금의 공기와 한 모금의 물을 들이켜고
너는 네가 되고 네 무덤이 되고

이제 가라, 가서 오래 물을 보고
네 입에서 물이 흘러나오거나
오래 물을 보고 네 가슴이 헤엄치도록
이제 가라, 불온한 도랑을 따라
예감을 만들며 흔적을 지우며


이설빈 시인의 첫 번째 낭송 앨범 I 13월의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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